말이 길어져서 만든 블로그


평소에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올 때, 기존에는 종각역까지 가서 1호선으로 환승했었다.

그러나 최근 귀가시간이 조금 앞당겨지면서 남산 1호터널 부터의 구간이 정체가 심하기에 경로를 조금 바꿨다.

바로 한남동에서 내린 후에 한남역까지 걸어가서 국철로 환승 -> 다시 용산에서 1호선으로 환승하는 방법이다.

몸은 기존의 경로보다 조금 귀찮다. 한 800m를 걸어가야 하고, 환승도 두번 해야하고, 재수없으면 국철 배차간격에 끼여서 허송세월 보내야 하니까.

하지만 시간도 기존 경로보다 10~20분(최대 30분)씩 절약되고 차비도 2100원에서 2000원으로 줄어든다.

100원이면 큰 차이는 아니지만 2000원으로 딱 떨어지는게 뭔가 마음에 든다.

이러한 연유로 한남동 길을 걸어다니니 1~2학년 그리고 3학년 1학기를 한남동에서 다니던 기억들이 되새겨진다.

과거에 내가 1~2학년이었던 때는 한남역 바로 앞에 분식집이 무려 2개가 있어서 서로 경쟁(?)을 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내가 군대를 간 사이에 한남역 앞에 오래된 건물들이 재건축을 하게되면서 분식집이 사라지게 되었다.

그 중 초원분식은 원래 있던 위치에서 100m정도 떨어진 위치에 자리를 옮겨서 장사를 계속하고 있었다.



며칠 전에 문득 길을 지나다가 초원분식을 보니 과거에 누나들이랑 같이 집으로 가는 길에 자주 얻어먹었던 생각이 났다.

그리하여 그 때의 향취를 다시 느껴보고자 초원분식을 한 번 이용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지금이 아니면 언제 또 다시 한남동 길을 걸어다닐지 모르니 말이다.

그래서 22일에 퇴근 후 집에가는 길에 초원분식을 들렸다.


'초원'의 느낌이 물씬 풍겨오는 녹색간판은 아직도 내가 한남동에서 학교를 다니는 듯한 느낌을 느끼게 해준다.

초원분식의 메뉴를 살펴보니 다양한 메뉴를 판매한다. 예전에도 그랬을것 같지만 예전의 메뉴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참고로 순대는 판매하지 않는다.


내부이다. 여러가지 식사 메뉴가 있다. 여기엔 보이지 않지만 좌측에 떡볶이 범벅 메뉴가 있다. 튀김과 떡볶이를 무쳐서 주는 메뉴이다.

소, 중, 대 세가지이며, 각각 2천, 3천, 5천원의 가격이다. 처음에 가서 아무 생각없이 '떡볶이하나, 튀김하나요'라고 말했다.

그 잠시 후에 나오게된 음식이 다음과 같다.


양은 충분하다. 내가 배불리 먹었으니 모자랄 사람은 없으리라고 생각된다. 단무지는 여전히 신맛이었다. 달라질게 없는 녀석이다.

국물은 오뎅국물같긴 한데 뭔가 좀 다른 느낌의 국물이다. 간이 적당하다는게 장점이다. 떡볶이 먹을 때 오뎅국물 간 안맞으면 슬프다.

튀김은 야채, 오징어, 김말이, 고구마 등이 있다. 예전에는 닭꼬치도 들어갔던것 같았는데, 이번엔 들어갔던건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배고팠거든;;

어쨌든 맛있게 먹었다. 사실 환승하려는 압박이 있어서 조금 살짝 약간 빨리먹었다.

맛은 먹을만한 보통 맛이었다. 사실 예전에도 기가막히게 맛있는 맛은 아니었다. 다만 예전의 기억이 나의 뇌를 즐겁게 하여 맛있게 느끼게 해줄 뿐이다.

예전에 가수들 포스터가 붙어있던 가게에서 TV를 보면서 이야기하면서 먹던 느낌은 아니지만 그때의 기억이 나서 나름 즐거웠다.

주위에는 아저씨들이 많으셨다. 소주도 팔기때문에 간단하게 약주하시는 것 같았다. 나도 소주가 땡겼지만 혼자라 너무 청승맞아서 생략했다.

다 먹고 계산을 부탁하니 가격은 3천원이었다. '중'이었나보다. 지하철 떠나갈라 급히 챙겨서 나가니 아저씨가 천천히 챙겨가라신다.

나와서 한남역으로 걸어가는 길에 예전 추억들이 생각났다. 고작 4~6년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변화가 많이 있었던 시간이었다.

가끔 이렇게 예전의 기억을 되짚어서 추억을 먹으러 다니는것은 참 즐거운 일이 될 것 같다.





글을 쓰려고 사진을 옮기다보니 n5800으로 GPS정보를 집어넣을 수 있다는걸 까먹고 사진을 찍었었다.

다음날 다시 지나가는 길에 사진만 찍었다. GPS 정보 포함된 사진이다.


간판에 '초'의 윗부분이 잘리지만 않았어도 맨 위의 사진 대신에 사용했겠지만 지나가다가 찍은거라 그냥 GPS 정보용으로만 남긴다.

한남역 앞에서 한 장 더 찍었다.


이제 용문까지 길어진 중앙선(구 국철)이다. 잠 잘못들면 큰일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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